| KIST·LG 공동개발 휴머노이드 '케이팩스' (사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
LG는 왜 로봇에 진심일까?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LG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로봇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25년 9월,
LG는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Figure AI)의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번이 LG가 올해만 세 번째로 진행한 로봇 분야 투자라는 사실입니다.
피규어 AI는 이번 투자를 통해
10억 달러 이상(약 1조 3천억 원)을 유치했으며, 기업
가치는 395억 달러(약
54조 원)로 평가됩니다. 엔비디아, 인텔, 퀄컴, 세일즈포스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대거 참여했는데, 그 중에서도 LG의
전략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구광모 LG 회장은 2024년 6월 실리콘밸리의 피규어 AI 본사를 직접 방문해 브렛 애드콕 CEO와 만나 로봇 기술 현황과 시장 전망을 논의했습니다. 단순한 투자자가 아닌, 적극적인 파트너로서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죠.
LG의 로봇 투자 현황
시기 |
투자 기업 |
투자 단계 |
특징 |
2024년 2월 |
피규어 AI |
시리즈 B |
첫 투자 |
2025년 6월 |
스킬드 AI |
시리즈 B |
피지컬 AI 기업 |
2025년 9월 |
다이나 로보틱스 |
시리즈 A |
AI 로봇 스타트업 |
2025년 9월 |
피규어 AI |
시리즈 C |
추가 투자 |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2018년 설립 이후 총 4억 1,000만 달러(약 5,600억 원) 이상을 90여 곳의 스타트업과 펀드에 투자했으며, 운용 자산은 약 8억 9,000만 달러(약 1조 2,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피규어 3, 시대를 바꿀 휴머노이드 로봇
2025년 10월 9일, 피규어 AI는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3(Figure 03)을 공개했습니다. 이 로봇은 단순한 프로토타입이 아닌, 실제 양산을 목표로 한 제품입니다.
1. 피규어 3의 혁신적 기술
피규어 3는 차세대 비전 시스템을 탑재해 이전 모델 대비 2배 빠른 프레임 레이트, 1/4 수준의 지연 시간, 60% 넓은 시야각을 제공합니다. 마치 사람의 눈처럼 주변을 정확하고
빠르게 인식할 수 있게 된 것이죠.
각 손에는 팜 카메라와 맞춤형 촉각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3그램만큼
작은 힘도 감지할 수 있어 섬세한 물체 조작이 가능합니다. 계란을 깨지 않고 잡는 것도, 얇은 천을 다루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피규어 3는 가정용으로도 설계되어 소프트 재질, 무선 충전, 향상된 음성 인식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UN38.3 인증을 받은 안전한 배터리 시스템을 탑재했습니다.
발에 충전 코일이 있어 무선 충전 스탠드에 서기만 하면 2kW로 충전되는
방식은 SF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2. 헬릭스 AI: 로봇의 두뇌
피규어 3의 핵심은 헬릭스(Helix)라는
독자적인 비전-언어-행동
AI 시스템입니다. 2025년 2월 피규어 AI는 OpenAI와의 협력을 중단하고 자체 로봇 전문 AI인 헬릭스 개발에 집중하기로 전략을 전환했습니다.
헬릭스는 로봇에게 다음과 같은 능력을 제공합니다:
- 시각
인식: 카메라를 통해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파악
- 언어
이해: 사람의 명령을 자연어로 이해
- 자율
행동: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속적인 동작 수행
2025년 10월 출시
당시 피규어 3는 빨래 개기, 식기세척기 채우기 같은 가정용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으나 아직 완벽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CEO
브렛 애드콕은 2026년까지 가정용 로봇 준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로봇 산업의 애플이 될 것인가, TSMC가 될 것인가?
타임지는 피규어 3를 2025년
최고의 발명품으로 선정했습니다. 피규어 AI는 로봇의 '모델 T' 순간을 만들고자 하며,
CEO 브렛 애드콕은 "향후 10년
내 세계 최대 기업은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1. 양산 체제 구축: BotQ
피규어 AI는 2025년 3월 BotQ라는 제조 시설을 공개했으며, 이 시설은 연간 12,000대의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을 목표로 합니다. 향후 4년간 연간 10만
대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입니다.
피규어 2가 주로 CNC 가공으로
제작됐다면, 피규어 3는 다이캐스팅, 사출성형, 스탬핑 같은 대량 생산 공정을 활용합니다. 이는 초기 금형 투자가 크지만,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단가가 급격히
낮아지는 구조입니다.
2. LG의 전략: 로봇
시대의 TSMC
LG가 피규어 AI에 직접
투자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로봇을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로봇의
핵심 부품 공급자가 되겠다는 전략입니다.
피규어 AI가 성공하면 그들이 사용하는 부품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 센서: LG이노텍
- 모터와
액추에이터: LG전자
-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 통신
모듈: LG 계열사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지만 실제 돈을 버는 것은 반도체를 공급하는 TSMC이듯, 피규어 AI가 로봇을 만들면 부품을 공급하는 LG가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전망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3년 243억 달러에서 2032년
6,600억 달러로 성장하며, 연평균 45.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 지역별 시장 현황
2023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41.97%의 시장 점유율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중국은 2022년 290,300대의 산업용 로봇을 설치해 5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고, 일본은 50,400대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4년 5억 8,000만 달러에서 2029년 38억 3,000만 달러로 연평균
45.7% 성장할 전망입니다.
2. 냉철한 전망도 존재
하지만 모든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인터랙트
애널리시스는 2032년까지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보급이 4만
대를 다소 상회하는 수준에 그치며, 매출도 약 20억 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주요 장애 요인으로 규제 및 안전 문제, 다목적 작업 수행 능력의
한계, 높은 비용, 휴머노이드 형태가 최적인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회는?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장 오준호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아직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고, 한국이 선두 그룹에 합류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준호 단장은 "기초 기술,
특히 액추에이터, 모터, 제어 기술 같은 핵심
부품 확보에 집중해야 하며, 외부 부품을 조립하는 방식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조언했습니다.
모건스탠리가 발표한 '휴머노이드
100'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으로는 현대, LG, 삼성,
레인보우로보틱스, 네이버가 인터그레이터(완성품
개발사)로 선정되었습니다.
한국의 강점: 반도체와 부품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35년까지 380억 달러(약 51조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미국과 함께 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모두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데이터 센터용 GPU보다 전력 효율이 100배 더 중요합니다. 로봇이 배터리로 작동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저전력 AI SoC(System on Chip) 시장이 열릴
것이며,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선택과 집중의 시대
LG의 전략은 명확합니다. 로봇
완성품 경쟁에서 테슬라, 피규어 AI, 중국 기업들을 이기기는
어렵습니다. 데이터와 자본의 싸움에서 뒤처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에서 TSMC가 그랬듯, 부품 공급자로서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모든
휴머노이드 로봇이 LG의 배터리, 센서, 모터를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 LG의 목표입니다.
피규어 AI CEO 브렛 애드콕은
"일반 로봇 문제는 24개월 내에 해결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과연 그의 예측이 맞을지, 아니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로봇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고, 그 중심에 피규어 AI와 LG가 있습니다.
참고: 본 글은
2025년 10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공식
발표 자료와 신뢰할 수 있는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보도 자료: KIST-LG, 한국형 휴머노이드 ‘KAPEX’ 공동 개발 참조

